특검·사법·외교가 교차하는 날, 절차적 정당성이 우선이다
특검의 전직 검찰총장 기소, 대법관 서면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사법부의 갈등, 한미훈련 축소 및 중국 외교 수장 접견 등이 겹친 하루였다. 정치·사법·외교 이슈가 동시에 분출하는 국면에서 절차적 정당성과 제도적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논평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사법·외교 이슈가 동시에 분출하고 있다. 2차 종합특검은 20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과 전무곤 전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내란 중요 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전직 국정원 정무직 4명도 내란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심 전 총장 측은 “증거와 법리를 무시한 기소”라고 반발해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수사 권한을 둘러싼 기관 간 긴장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으로 수렴돼야 한다.
같은 날 청와대는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법관 2명을 서면으로 임명 제청한 것을 두고 “헌정사 초유의 사태”라며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대통령 면담 후 제청하던 관례가 깨졌다는 것이 청와대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대선 불복으로 보는 시각도 있으나,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헌법이 부여한 독립적 권한이다. 다만 대통령의 임명권과 충돌할 경우 헌법재판소의 해석이 필요할 수 있다. 절차적 갈등이 사법부 독립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신중한 대응이 요구된다.
외교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훈련 축소를 통한 대화 여건 조성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 이는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방한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해 한반도 정세와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미중 간 전략 경쟁 속에서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국회에서는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을 33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는 국회법 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통과됐고 야당은 반대했다. AI·반도체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망 3법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신속한 입법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지만, 충분한 숙의 없이 속도만 강조하면 입법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
정치적 대립과 사법적 판단, 외교적 변수가 겹치는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과 제도적 안정성이다. 특검 수사와 사법부 갈등, 외교 노선 변화가 상호 증폭되지 않도록 각 기관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권한 범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국가 운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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