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압박, 국익 원칙 지켜야
미·이란 군사 충돌 격화로 호르무즈 파병 압박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은 맹목적 동맹 추종을 경계해야 한다. 전면전 위기 속 파병은 국가 에너지 공급망을 위협하고 국민 안전을 볼모로 잡는 위험한 선택이다. 정부는 한미 안보 협력의 명분에 얽매이지 말고, 한반도 안보 특수성과 실물경제 보호를 앞세워 독자적인 평화·외교 완충 공간을 확고히 구축해야 한다.
9월 6일 미군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하고 이란이 미 군함 보복 공격을 천명하면서 호르무즈 해역의 군사 충돌이 일촉즉발로 치달았다. 급기야 이란 정부는 한국의 호르무즈 파병 움직임을 향해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과 전쟁 참여’로 간주하겠다고 공식 경고했다. 동맹국의 안보 협력 요구와 원유 수송로의 안전이라는 명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정부는 맹목적인 진영 논리를 버리고 철저히 국익과 국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독자적 외교 원칙을 천명해야 한다.
사태의 전개 양상은 국지적 마찰의 한계를 넘어섰다. 미군 중부사령부가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해상 봉쇄를 강화하면서 이미 상선 92척의 항로가 변경되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지하 핵시설과 곡괭이산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에 맞선 이란 안보수장은 호르무즈 외곽에 새로운 해상 통제 구역을 선포하고 진입 상선에 대한 제재를 경고했다. 전면전 위험이 도사린 해역에 비전투 병력이라도 진입하는 순간 군사적 표적이 될 개연성은 명확하다. 단순히 동맹의 요청이라는 이유로 군사 작전에 발을 들이기에는 대치 구도가 지나치게 파괴적이다.
물론 굳건한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자유 항행 원칙을 수호해야 한다는 당위론적 반론을 결코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9월 6일 한미 정상이 북핵 위협에 맞서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대응 방침을 천명했듯, 대북 억제력을 담보하기 위해 미국과의 전략적 공조를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안보 공조의 가치가 국가 경제의 생명선인 원유 공급망을 영구히 단절시키고 국민을 직접적인 전장의 표적으로 내모는 대가보다 무거울 수는 없다. 이란과의 전면적 외교 파탄과 해상 봉쇄가 초래할 실물경제의 타격은 동맹 기여로 얻는 외교적 위상을 무색하게 만들 치명적 위험이다.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이라는 이분법적 수렁에 빠지지 말고 다층적이고 정밀한 실리 외교 전략을 결단해야 한다. 미국에는 한반도의 엄중한 안보 대치 상황과 극단적인 중동 원유 의존도를 객관적으로 제시하며 전투·비전투 병력 파견 대신 외교적·인도적 기여로 동맹의 역할을 조율해야 한다. 동시에 테헤란과의 공식·비공식 소통 창구를 가동해 한국이 군사적 대립의 당사자가 아님을 명확히 고지하고 우리 국적 선박의 안전 통항권을 확보해야 한다. 명분 없는 군사적 연루를 차단하고 국민의 생존과 국가 를 온전히 수호하는 단호한 방파제를 정부 스스로 구축해야 한다.
- 1
[동맹의 의무와 국가 실익의 충돌] 동맹국이 주도하는 해외 군사 작전에 동참을 요구받을 때, 국익과 동맹 공조 중 어느 가치가 우선해야 하는가?
고려할 관점안보 무임승차론을 방지하고 상호 방위 조약의 신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현실주의적 동맹 공조론과, 국가의 사활적 경제 이익(에너지 공급망) 및 자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권적 실리주의 관점을 비교 분석해 보아야 한다. - 2
[해상 교통로 수호와 국제법적 정당성]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국제 해상 교통로의 자유 항행권을 보장하기 위한 다국적 군사 연대 참여는 정당화될 수 있는가?
고려할 관점국제 해양법상 공해 통항의 자유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이라는 공공재 보호 명분과, 분쟁 당사국의 주권 침해 및 강대국 패권 경쟁에 휘말려 대리전으로 비화할 위험성을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 - 3
[비전투 병력 파병과 전쟁 연루의 딜레마] 비전투 요원이나 지원 병력의 해외 파견은 인도적 지원 활동인가, 아니면 사실상의 군사적 전쟁 개입인가?
고려할 관점국제정치학의 '동맹의 딜레마(방기와 연루)' 개념을 바탕으로, 파병국의 제한적 개입 의도와 상대 분쟁국이 인식하는 적대적 군사 위협 간의 괴리를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한다.
지금 보고 계신 페이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메일은 선택입니다.
/opinion/in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