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패권의 비용 전가를 멈춰 세워라
미 국채금리 폭등과 고유가 재발은 단순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아니라 전쟁과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폭증한 비용이 민생으로 전가되는 구조적 모순이다. 소수 빅테크가 과실을 독점하는 동안 1천억 달러의 대미 투자와 고금리 부담은 국내 경제에 외주화되고 있다. 정부와 한은은 맹목적 추종을 멈추고 통화 주권과 산업 기반을 지켜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프레임의 해체: 인플레이션 공포가 은폐하는 진실
9월 11일 새벽,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70%를 돌파하고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5.35%로 치솟자 금융시장은 거센 충격에 휩싸였다. 9월 10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뚫어버린 여파다. 시장과 여론은 이를 두고 또다시 불거진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의 재습격'이라 명명하며 통화당국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단은 현상의 껍데기만 훑는 위험한 착시다. 지금 목도하는 물가와 금리의 동반 폭등은 일시적인 유가 충격이나 단순한 경기 과열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수년간 지정학적 패권 전쟁과 통제되지 않은 기술 투자가 누적해 온 거대한 구조적 비용이 마침내 터져 나온 파열음이다.
갈등의 해부: 자본의 독점과 비용의 지정학적 외주화
사태의 진원지는 명확하다. 한편에서는 중동전쟁의 장기화로 원유 공급망이 교란되며 에너지 비용이 수직 상승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천문학적 자본 투입이 멈추지 않고 있다. 대만의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가 8월 매출에서만 53% 급증을 기록한 것은 첨단 기술 광풍이 얼마나 막대한 에너지를 집어삼키고 있는지를 웅변한다. 이 전력 폭식을 감당하기 위해 한국 정부는 9월 10일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8기와 가스 프로젝트를 포함한 1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에너지 투자 합의를 앞당겼다. 여기서 우리는 냉혹한 이해관계의 불평등을 직시해야 한다. 인공지능 혁명의 막대한 과실과 기술 독점권은 소수의 글로벌 빅테크가 움켜쥐지만, 이를 떠받치는 데 들어가는 천문학적 인프라 비용과 고금리·고물가의 리스크는 고스란히 동맹국의 국부와 일반 시민의 가계로 전가되고 있다.
구조적 딜레마: 중앙은행의 맹목적 긴축이 낳은 파국
이러한 에너지 착취적 구조 속에서 중앙은행의 전통적 통화정책은 치명적인 한계에 봉착했다. 유럽중앙은행이 9월 10일 예금금리를 2.50%로 인상하며 긴축의 고삐를 쥐었듯,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공급발 충격에 금리 인상이라는 낡은 망치만 휘두르고 있다. 그러나 고금리는 전쟁을 멈추게 하지도, 인공지능 인프라의 전력 수요를 줄이지도 못한다. 오히려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갈아치운 30년물 국채금리가 증명하듯, 금리 급등은 장기 채권시장을 동결시키고 천문학적인 재정 적자를 떠안은 국가들의 이자 상환 능력을 갉아먹을 뿐이다. 물가를 잡겠다며 단행하는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를 교살하는 동안, 에너지와 빅테크 과점 기업들은 상승한 원가 이상의 폭리를 취하는 비대칭적 고통 분담이 고착화되고 있다.
기술 패권의 열매는 소수 자본이 독점하고 그 인프라 비용과 고금리의 고통은 전 세계 노동자와 납세자에게 외주화되고 있다.
주체의 책임: 무모한 자본 유출을 멈추고 통화 주권을 세워라
우리가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미 연준이 금리를 0.25%포인트 더 올릴 것인가가 아니다. 타국의 기술 헤게모니를 지탱하기 위해 왜 우리 공동체의 자원과 통화 주권이 종속되어야 하는가이다. 천문학적인 1천억 달러를 미국 에너지 인프라에 쏟아붓는 결정은 국내 제조업의 에너지 전환과 고통받는 서민 금융을 철저히 배제한 자본의 탈출극이다. 정부는 대미 에너지 투자가 초래할 외환 유출 위험과 국내 산업 기반의 공동화를 전면 재검토하고 엄격한 안전장치를 법제화해야 한다. 한국은행 역시 연준의 긴축 행보를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종속적 자세에서 벗어나, 환율 방어와 가계부채 관리를 결합한 입체적 신용 통제에 나서야 한다. 기술 패권이라는 환상 뒤에 숨은 잔인한 비용 전가를 방관하는 것은 미래 세대에 대한 경제적 배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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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인프라 확장에 따른 막대한 에너지 소모와 전력망 투자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구조적으로 고착화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접근해야 하는가?
고려할 관점고려 포인트: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가 가져오는 생산성 혁신과 경제적 편익 vs 화석연료 및 원전 의존 심화로 인한 기후 비용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사회적 부담. - 2
동맹국 지원 명목으로 추진되는 1천억 달러 규모의 대미 에너지 투자가 국내 경제의 자본 축적과 통화 안정성에 미칠 장기적 파급효과는 무엇인가?
고려할 관점고려 포인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 시장 내 전략적 교두보 확보라는 실익 vs 국내 제조업의 탈탄소 인프라 투자 위축 및 대규모 자본 유출에 따른 환율 불안 위험. - 3
공급망 교란과 지정학적 분쟁이 유발한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라는 전통적 수요 억제책만을 고수하는 것은 타당한가?
고려할 관점고려 포인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을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 신인도 유지 필요성 vs 실질적인 공급 문제 해결 없이 서민 가계의 부채 부담과 장기 채권시장 경색만 가중시키는 통화정책의 기능적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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