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째 이어지는 이란전쟁, 호르무즈 경색이 경고하는 것
이란전쟁이 6개월을 넘기며 호르무즈 해협이 경색 국면에 들어섰다. 러시아의 영국 타격 위협, 미중 사이버 갈등, 미·캐나다 관세전쟁까지 확전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카타르 중재 아래 미·이란 대화 재개가 절실하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유가와 공급망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말 '4~6주면 끝난다'며 시작한 이란전쟁이 6개월을 넘겼다. 전쟁은 종식 조짐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계 석유 운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은 열렸다가 되레 경색 국면에 놓였다. 이란은 오만과 잠정 합의로 해협 운영을 조정하면서도 미국이 자국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수로를 계속 막겠다고 경고했다. 카타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가 테헤란을 찾아 고위급 연쇄 접촉을 벌이며 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협상의 실마리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전쟁의 파장은 중동을 넘어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란전쟁 탓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이 '위기 수준을 넘어서' 부족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선에서는 러시아가 영국의 스톰섀도 미사일 현지 생산 지원에 대해 '영국 군사 표적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며 나토와의 충돌 리스크를 키웠다. 미 CIA 국장의 모스크바 전격 방문이 우크라이나·이란 문제의 물밑 협상으로 읽히는 것도 전선이 복잡하게 얽혔음을 방증한다. EU 일각에서는 동결된 러시아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는 논의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경제 전선도 흔들린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에 '당한 만큼 갚아주겠다'며 철강·가구 등 200억 달러 규모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부과, 양국이 경제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중국 해커가 법무부·NASA·연방준비제도·상원 등을 해킹했다고 공개하며 미중 긴장도 한층 높아졌다. 중동 분쟁, 강대국 대립, 통상 마찰, 사이버 위협이 동시에 겹치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누적되는 국면이다.
이는 한국에도 직결된 문제다.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주요 통로로, 경색이 길어지면 유가 상승과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방위산업 수요는 늘지만 공급망과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커진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강대국 갈등이 자유무역 질서를 잠식하는 흐름을 결코 타국 일로 볼 수 없다.
전쟁과 보복의 연쇄는 승자를 만들지 못한다. 미국과 이란이 카타르의 중재 아래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고, 러시아와 나토가 말이 아닌 외교로 긴장을 관리하며, 미국과 캐나다가 관세전쟁을 조기에 수습하는 것이 세계 경제를 위한 최선의 길이다. 한국 정부 역시 유가와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다지는 한편, 다자 외교 채널을 통한 위기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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