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정세는 동시다발적 충격으로 요동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 인간 개입 없이 표적을 선택하는 자율 살상 AI 드론을 투입했다는 보도는 무기 체계의 윤리적·법적 경계를 근본적으로 흔든다. 해당 드론에 엔비디아 칩이 장착된 정황은 민간 기술의 군사적 전용과 수출 통제의 허점을 동시에 드러낸다. EU가 우크라이나 방위를 위해 61억 유로 추가 지원을 승인한 것은 서방의 대응이 군사적·경제적 차원에서 장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제재를 예고하며 금융 공세를 선언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선박 46척을 위협했다는 소식은 원유 수송로의 안정성을 위협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캐나다는 보복 관세로 맞서며 전통적 동맹 간 무역 전쟁이 현실화됐다. 이는 안보 협력과 경제 이익이 충돌할 때 동맹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한반도에서는 한미 외교장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재확인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접근이 핵 정책의 변화를 시사하며 한국에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온다. 북핵을 둘러싼 협상 구도가 한미일 공조보다 미북 직접 거래로 이동할 경우 한국의 안보 이익이 배제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국제 규범과 동맹 체계, 군사 기술의 사용 방식이 동시에 재편되는 전환기적 신호다. 자율 살상 무기의 확산은 인도주의적 규범을 약화시키고, 관세 전쟁은 다자 무역 질서를 잠식한다. 한국은 공급망과 안보 모두에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변화의 속도와 방향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국제 사회가 규범과 협력의 틀을 복원하지 못하면 혼돈의 비용은 결국 개별 국가와 시민에게 전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