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 붕괴 막을 정주 유인책을 세워라
9월 6일 비수도권 의대생의 대규모 이탈과 공중보건의사 급감이 확인되며 지역 의료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본사 편중 등 구조적 격차를 외면한 채 정원만 늘리는 정책은 지방을 수도권 진입의 정거장으로 전락시킬 뿐이다. 정부는 단순한 숫자 확대를 멈추고 파격적인 정주 여건 개선과 필수의료 보상 현실화 등 실효성 있는 구조적 유인책을 즉각 결단해야 한다.
9월 6일 공개된 통계 지표들은 지방 의료와 지역 교육 생태계의 취약한 현실을 드러낸다. 의대를 중도 포기한 학생 10명 중 8명이 비수도권 대학 소속이었고, 도서·산간 의료를 떠받치는 공중보건의사 수는 5년 새 28% 급감했다. 지역 인재 양성과 필수의료 체계 안정을 표방하며 추진된 정책들이 무색하게, 지방은 수도권 의대 진입을 위한 임시 정거장으로 소모되고 있다. 정주 인프라와 합당한 보상 체계가 결여된 맹목적인 정원 배분은 지방의 구조적 공동화를 저지할 수 없다.
비수도권 의대 자퇴생의 80%가 수도권 의대로의 재도전을 꾀한다는 사실은 지방 배정 인원의 상당수가 지역에 정착하지 않고 이탈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여기에 지역 공공의료의 최후 보루인 공중보건의사마저 5년 만에 28% 줄어들며 농어촌 진료 체계의 붕괴가 가시화되었다. 수도권 집중의 왜곡된 토양은 의료계 내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47%가 여전히 수도권에 본사를 두고 있는 현실은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의 중심축이 어디로 쏠려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지역에 터를 잡고 살아갈 사회경제적 유인이 메마른 환경에서 의대 간판만 지방에 둔다고 의사가 자발적으로 남을 리 없다.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연쇄 이동을 개인의 직업과 거주지 선택의 자유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부할지 모른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필수의료와 지역 공공성의 와해를 방임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를 방기하는 처사다. 지역 의대를 수도권 환승 통로로 방치한 채 숫자 늘리기에만 매달린다면 공적 자원의 낭비는 극에 달하고, 취약 지역 주민들은 기초 진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참담한 의료 양극화에 직면하게 된다.
정부는 숫자에 매몰된 땜질식 정책을 중단하고 지방 정주를 견인할 실효적 제도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지역 인재가 수련을 거쳐 현지에 영구 정착할 수 있도록 정주 여건을 대폭 개선하고, 필수의료 수가 현실화와 함께 장기 근무를 유도할 보상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 의료 인프라 확충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지방에서도 안정적인 삶과 의료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정부는 즉각 마련해야 한다.
- 1
직업 선택의 자유 vs 공공 보건의료의 책무성
고려할 관점질문: 비수도권 의대생의 수도권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 의무 복무를 법제화하는 조치는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가, 아니면 공공복리를 위한 정당한 제한인가? 관점 포인트: 헌법 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 및 거주 이전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적 입장과, 의료를 국민의 생존권과 결부된 공공재로 보아 최소 수혜자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롤스(J. Rawls)적 정의관 및 공동체주의 입장을 비교 분석해 보아야 한다. - 2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구조적 인과관계
고려할 관점질문: 공공기관 이전과 같은 정주 인프라 분산과 의대 정원 확대 및 인재 육성 정책 중,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관점 포인트: 경제적·사회적 인프라가 전제되지 않는 인력 공급은 ‘수도권 환승’만을 낳는다는 구조론적 시각과, 필수 공공 서비스인 의료와 교육의 최소 안전망이 선제적으로 구축되어야 정주 여건이 형성될 수 있다는 기능론적 시각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 3
시장주의적 유인 기제 vs 국가의 제도적 개입
고려할 관점질문: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해법으로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 시장적 보상책과 공공의대 설립 및 지역의사제 같은 제도적 강제 장치 중 어느 방식이 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가? 관점 포인트: 가격 기구와 기회비용 보상을 통해 자발적 선택을 유도하는 시장주의적 접근의 효율성과, 시장 실패가 뚜렷한 필수의료 영역에서 국가의 직접 개입을 통해 형평성을 달성하려는 복지국가적 접근의 정당성을 각각의 한계와 함께 논증해 보아야 한다.
지금 보고 계신 페이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메일은 선택입니다.
/opinion/so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