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1.5℃를 넘어설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2일). 오랫동안 미루어 온 인정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목표의 불가피성을 알면서도 외면해 온 시간이 얼마나 길었는지가 먼저 읽힌다. 1.5℃는 파리기후협정 이후 감축의 명분이자 도덕적 기준이었다. 그러나 이번 인정의 진짜 무게는 목표의 상실이 아니라 질문의 전환이다. 이제 물어야 할 것은 목표를 어떻게 지키느냐가 아니라, 목표가 무너진 세계를 어떻게 버티게 하느냐다.

과학은 이미 그 세계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 히말라야에서는 지역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재해가 발생한 데 이어, 다가오는 초대 엘니뇨가 이 지역의 온난화를 한층 부추길 수 있다고 내다본다. 1.5℃가 보고서 속 수치가 아니라 빙하와 강수, 사람의 생계가 걸린 현실이라는 뜻이다. 여기엔 뼈아픈 비대칭이 있다. 감축이 늦어진 대가는 국제 협상과 장기 추세의 영역에 머물지만, 적응이 늦어진 대가는 곧바로 이번 달의 희생자와 무너진 마을로 돌아온다. 온도가 오르는 속도에 사회가 견디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면, 재해의 책임은 감축 부족이 아니라 적응 부족에서 찾아야 한다.

물론 1.5℃가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 감축의 대의를 지우는 것은 아니다. 넘어서는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출 때 피해의 규모는 전혀 다른 차원이 되며, 적응 담론이 감축 미루기의 핑계로 쓰이는 순간 양쪽을 모두 잃는다. 적응은 성과가 눈에 띄지 않아 예산 다툼에서 밀리기 쉽다는 구조적 약점도 안고 있다. 더 조심해야 할 것은 목표가 깨졌다는 인식이 무력감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진단이 확정될수록 대응은 늦춰지는 것이 아니라 앞당겨져야 한다.

정부는 감축 목표의 재확인에 그치지 말고 적응을 정책의 앞줄에 세워야 한다. 폭염과 집중호우를 이상 기후가 아니라 기본 조건으로 가정하는 도시·농업·보건 기준을 다시 쓰고, 국가 적응계획을 발표용 문서가 아니라 예산과 책임 주체가 묶인 이행 계획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회는 적응 예산이 감축 예산과 짝을 이루는지 매년 점검해야 한다. 무너진 문턱 앞에서 지켜야 할 것은 목표의 체면이 아니라 사람의 생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