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2일이면 검찰청이 78년 역사를 끝으로 사라진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 형사소송법 체계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런데 9월2일 현재, 전환을 불과 한 달 앞두고 검찰 조직의 허리를 이루던 중견 검사들이 잇따라 사직서를 내고 있다. '로스쿨에서 가르치기 민망한 법'이라는 말을 남기고 떠나는 이들의 이탈은 단순한 직업적 선택이 아니다. 형사사법 실무를 가장 잘 아는 이들이 새 법체계의 작동 가능성 자체에 공개적으로 불신을 표명하는 것이다. 이것은 제도 설계의 흠결 여부를 넘어서는 더 다급한 문제다. 법을 바꾸는 것과 그 법이 실제로 돌아가는 것 사이의 간극, 운용 가능성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중수청이 연착륙하려면 수사를 실질적으로 이끌 경험 있는 중간 인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수사를 지휘하고 후배를 교육하며 현장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사람이다. 그런데 지금 조직을 떠나는 것이 정확히 그 세대다. 부장검사·검사급 인력이 빠져나가면 중수청은 조직표만 남은 기관으로 출범할 공산이 크다. 외형만 갖춘 기관이 맡아야 할 중대범죄 사건들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제도의 성패는 조문의 정교함이 아니라 그것을 집행할 인력의 현존 여부에 달려 있다.

이 공백이 검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의 무게가 있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이 향피제 적용으로 교체되고 신임 경찰청장 인선도 임박해 있다. 검찰 해체와 경찰 수뇌부 물갈이가 같은 시간대에 겹친다. 이는 법집행 공백이 돌발적 사고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예정된 현상임을 드러낸다. 선관위 특검팀이 수사 채비를 갖추는 바로 그 시점에, 정작 일상적 치안과 수사를 담당할 기관들이 동시에 리더십 공백 상태에 처하는 것은 어떤 정치적 의도와도 무관하게 시민이 체감하는 수사 역량의 실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는 제도 전환의 일정표를 지키는 것보다 법집행 기관의 실질적 작동을 먼저 담보해야 한다. 중수청 인력 이탈을 막을 유인 체계를 지금 당장 설계하고, 경찰 수뇌부 교체 속도를 현장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조율해야 한다. 78년 묵은 제도를 바꾸는 것이 개혁이라면, 그 개혁이 시민의 치안과 수사를 공백으로 두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은 집권자의 기본 의무다. 제도를 만든 정부가 그 제도의 연착륙에도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