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가주의, 대체재가 없다
하정우·이해민 AI 컨트롤타워 재가동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우회 차단이 같은 흐름임을 짚고, SK하이닉스의 40억달러 인디애나 투자처럼 자본과 속도가 뒷받침돼야 실효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재명 정부가 30일 국가AI전략위원회 상근부위원장에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이해민 의원을 앉히며 선거로 비었던 AI 컨트롤타워를 재가동했다. 같은 날 미국은 중국이 태국·싱가포르 등 제3국 서버를 우회해 첨단 AI 반도체 연산력에 접근하는 경로를 막는 수출 통제를 검토하고 나섰다. 두 사건은 따로 벌어진 게 아니다. AI 패권 경쟁이 기업의 기술력 싸움에서 국가가 공급망과 연산력 접근권을 직접 틀어쥐는 지정학 게임으로 넘어갔다는 하나의 흐름이다.
근거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엔비디아는 매출 13분기 연속 신기록을 세우면서도 메모리 병목이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27일(현지시간) 인디애나주에서 40억달러를 들여 미국 내 첫 HBM 생산거점 착공식을 갖고 2029년 HBM4E 양산을 예고했다. 연산력이 곧 국력 변수로 굳어지면서 각국은 우군 기업의 생산기지를 자국 영토에 유치하고, 적성국의 우회 접근로는 차단하는 이중 전략을 동시에 쓴다. 하정우·이해민·배경훈 3각 체제가 급하게 재가동된 것도 이 경쟁의 속도를 정부가 놓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다만 컨트롤타워를 세웠다고 경쟁력이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반도체·연산력 공급망은 SK하이닉스처럼 조 단위 자본을 미국 현지에 직접 투입해야 우군으로 인정받는 게임이고, CXMT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소송으로 맞서는 데서 보듯 규제와 소송이 뒤엉킨 장기전이다. 인선 발표 하나로 대응했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정부는 컨트롤타워 인선을 넘어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거점 투자와 국내 첨단 공정 유치를 동시에 뒷받침하는 실행 계획을 이달 안에 제시해야 한다. 인선은 시작일 뿐 대체재가 없는 경쟁에서 결과를 내는 것은 자본과 속도다.
지금 보고 계신 페이지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이메일은 선택입니다.
/opinion/te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