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 산업은 반도체 미세공정과 AI 인프라, 공급망 안보를 둘러싼 경쟁이 동시에 격화하고 있다. TSMC는 옹스트롬급 A16 공정에서 후면 전력 공급 기술과 기존 설계를 동시에 구현하며 파운드리 선두를 공고히 했다. 후면 전력은 전력·신호 경로가 같은 공간에 혼재하며 발생하는 간섭을 줄여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는 요인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는 초대형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오하이오 데이터센터에 최대 1050억 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1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알려졌다. 동시에 소프트뱅크 계열 에너지 기업 SB에너지에 15억 달러를 투자하며 전력 인프라까지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AI 연산 수요가 단순 칩 공급을 넘어 에너지·부동산·금융을 결합한 복합 인프라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앤트로픽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연환산 매출이 650억 달러에 도달했고, IPO를 앞두고 2028년 매출 전망을 1900억~2000억 달러로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부 출시 계획이 없는 차세대 모델 개발 소식과 함께, 일부 국가의 프런티어 AI 모델 접근 제한이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영국 정부의 평가도 주목된다. AI 모델의 성능과 접근성이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미·중 기술 갈등은 메모리 반도체로 번지고 있다. 미국 의회는 애플에 중국 CXMT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요구했고, CXMT가 설립 초기부터 삼성전자 D램 기술을 탈취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국 기업으로서는 기술 유출 방지와 대미 협력, 중국 시장 관리라는 삼중 과제를 안게 됐다. 정부가 LG·SKT·업스테이지에 엔비디아 B200 1000장을 지원하기로 한 결정은 국내 AI 역량 강화를 위한 단기 처방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반도체·AI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이번 헤드라인들은 단일 기업의 호재나 악재가 아니라 글로벌 IT 질서의 구조적 변화를 가리킨다. 파운드리·메모리·AI 모델·데이터센터·에너지까지 수직 계열화된 경쟁에서 한국은 제조 기반을 활용하되, 기술 주권과 공급망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