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내 증시는 SK하이닉스의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 발표를 계기로 코스피가 5% 넘게 급등하며 70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외국인은 2조2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투자 심리가 빠르게 되살아났다. 증권가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SK하이닉스의 결정을 '심각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통 큰 결단'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따른 실적 성장과 강력한 현금 창출력을 고려하면 이번 주주환원 확대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배당·소각의 구조적 전환 신호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같은 날 미국에서는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환자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00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에서 재발·전이 억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모더나 주가는 하루 만에 177% 폭등하며 25년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종양을 분석해 개인별로 설계한 백신이 대규모 임상에서 효능을 입증하면서 '맞춤형 항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RNA·암백신 관련주도 동반 강세를 보이며 바이오 혁신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다만 시장의 상승이 특정 호재에 편중된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날 미국 증시는 오픈AI 실적 실망감과 비용 부담으로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고, 미 국채금리 하락이 국내 증시를 떠받친 측면도 있다. 중국에서는 AI 기술주 중심의 커촹반50 지수가 대표 주가지수로 부상할 만큼 AI 열풍이 확산되고 있지만, 글로벌 금리와 밸류에이션 부담은 여전히 상존한다. SK하이닉스발 주주환원 모멘텀과 바이오 혁신이 증시 전반의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기업 이익의 질과 외부 유동성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