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유가·중동 리스크에 흔들리는 시장, 반도체만의 랠리는 지속 가능한가
미 국채 30년물 금리 5.3% 돌파와 유가 90달러 재상승, 중동 긴장이 증시를 압박했다. 그럼에도 메모리·광통신 등 AI 반도체주는 강세를 보이며 차별화했다. ECB와 달리오는 AI 조정 위험을 경고했고, 국내 코스피는 기관 매도에 하락했다. 거시 리스크 속 업종별 옥석 가리기가 중요해졌다.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5.3%를 넘어서며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누적된 재정적자 부담이 채권 매도세를 부추겼고, 이는 기술주 중심의 증시 조정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재점화하며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다시 넘어섰다. 금리와 유가의 동반 상승은 기업 비용과 할인율을 동시에 끌어올려 성장주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고, S&P 500 선물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 내부는 단순한 위험회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일본과 대만 증시에서는 키옥시아가 하루 15% 급등하고 SK하이닉스 ADR과 마이크론도 강세를 보이는 등 메모리 반도체주가 일제히 올랐다. 루멘텀은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광통신 수요로 매출이 109% 급증하며 800G 트랜시버 출하 확대와 1.6T 모듈 양산 기대를 키웠다. 브로드컴 역시 지난 13년 중 12년간 시장 수익률을 웃돈 저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급등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은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레이 달리오는 AI 버블 위험을 경고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연구진은 기술주 조정이 반드시 비이성적 낙관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며 현재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이어도 급격한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안정성 차원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에버코어는 S&P 500 지수가 9,000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시장 참가자들의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 증시도 예외는 아니다. 코스피는 장중 7,200선을 넘보기도 했지만 기관 매도세에 6,860선으로 밀리며 1.55%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수출주냐'는 질문이 나올 만큼 반도체 쏠림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음 수혜주로 '면비디아' 같은 AI 밸류체인 종목이 거론된다. 금리와 유가, 중동 리스크라는 거시 변수가 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상황에서도 AI·반도체 수요 모멘텀은 살아 있다. 관건은 이 모멘텀이 거시 충격을 상쇄할 만큼 강한지, 아니면 일시적 안도에 그칠지다. 투자자들은 지수 방향성보다 업종 간 차별화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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