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맞춤형 암 백신 3상 성공, 기초과학 투자 전환의 신호
모더나·머크의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3상에서 성공하고, 국내 연구진은 입속 미생물로 위암·대장암을 판별하는 기술과 세포 재프로그래밍 원리를 제시했다. 중국의 줄기세포 심부전 치료도 주목된다. 성과의 배경에는 기초과학 축적이 있으며, 일본과의 노벨과학상 격차는 장기 투자 부재를 보여준다. 상용화 과제가 남았지만 기초과학 투자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과학계는 암 치료와 기초연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잇달아 내놓았다.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환자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고위험 흑색종 대상 3상 임상에서 성공했다는 소식은 코로나19 백신으로 검증된 mRNA 플랫폼이 항암 영역에서도 효용을 입증한 사례다. 환자 개인의 암세포 유전 정보를 분석해 설계하는 이 백신은 면역체계가 재발 위험이 높은 암을 표적하도록 유도한다. 대규모 후기 임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온 것은 맞춤형 항암 치료의 상용화가 한층 가까워졌음을 뜻한다.
국내 연구진도 비침습적 암 조기 진단 가능성을 열었다. 입속 미생물이 장으로 이동하는 정도를 정량화해 위암과 대장암을 판별하는 기술은 입안 헹굼이나 대변 채취만으로 암 신호를 확인할 수 있어 검진 편의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연구팀은 암이나 노화로 변형된 비정상 세포를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네트워크 원리를 규명해 세포 재프로그래밍 연구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중국에서는 재프로그래밍 줄기세포를 이용한 중증 심부전 치료 임상에서 환자의 90%에서 증상이 호전됐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이런 성과들은 공통적으로 기초과학과 플랫폼 기술의 축적이 임상적 돌파구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mRNA 기술은 수십 년간의 RNA 생물학 연구와 화학적 변형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생물 기반 진단 역시 장내 미생물군과 숙주 상호작용에 대한 기초 데이터가 뒷받침됐다. 그런 점에서 일본이 노벨과학상을 27개 배출한 반면 한국은 아직 0개라는 지적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과제를 던진다. 전문가들은 일본이 오랜 기간 기초과학에 대한 안정적 투자와 연구자 중심의 장기 지원을 유지해 온 반면, 한국은 단기 성과 중심의 연구비 구조와 평가 시스템이 기초과학의 축적을 저해해 왔다고 진단한다.
물론 개별 성과만으로 낙관하기는 이르다. mRNA 암 백신은 고형암 전반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려면 추가 임상과 제조 비용 절감이 필요하다. 미생물 기반 진단도 대규모 코호트 검증과 표준화가 선행돼야 한다. 세포 재프로그래밍과 줄기세포 치료는 안전성과 장기 추적 관찰이 여전히 숙제다. 그러나 이번 주 국내외 연구 결과는 과학적 발견이 임상적 가치로 전환되는 경로가 점점 짧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와 산업계가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 투자와 실패를 용인하는 연구 문화를 조성한다면, 한국도 글로벌 과학기술 혁신의 주요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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